장사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계산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창업비용이다.
나 역시 처음 장사를 준비할 때 본사에서 안내해주는 창업비용이나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평균적인 금액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한지 계산했다.
보증금은 얼마인지, 인테리어에는 얼마가 들어가는지, 프랜차이즈라면 가맹비와 교육비는 얼마인지 하나씩 더해보면 대략적인 금액이 나온다.
그런데 실제로 장사를 시작해보니 창업비용은 단순히 ‘매장을 여는 데 얼마가 필요한가’만 계산해서는 부족했다.
매장을 여는 데 필요한 돈과 매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까지 필요한 돈은 조금 달랐다.
같은 업종이라도 창업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창업비용은 어떤 방식으로 장사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새로운 매장을 만드는 신규 창업인지,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매장을 인수하는 양도양수인지에 따라서도 필요한 비용이 달라진다.
지역과 위치에 따라 상가 보증금과 월세가 다르고, 같은 지역이라도 상권과 자리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매장 평수가 커지면 인테리어와 각종 시설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날 수 있고, 상권이나 기존 매장의 상황에 따라 권리금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평균 창업비용만 보고 내 창업비용을 계산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실제로 창업하려는 지역의 보증금과 월세는 어느 정도인지, 권리금은 형성되어 있는지, 원하는 평수의 매장을 구하려면 어느 정도 자금이 필요한지 직접 알아봐야 한다.
평균값은 참고할 수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장사하려는 조건에서 실제로 얼마가 필요한지 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랜차이즈는 확인할 수 있는 비용부터 계산했다
프랜차이즈 창업이라면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비용들이 있다.
가맹비, 교육비, 인테리어 비용, 초도 물량 등 본사에 지불하거나 계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적어보면 기본적인 창업비용의 틀을 잡을 수 있다.
다만 프랜차이즈 계약을 할 때는 비용 외에도 확인해야 할 내용이 많다.
프랜차이즈 계약 전 확인해야 할 내용은 지난 글에서 따로 정리했다.
하지만 실제로 장사를 시작하고 운영하면서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그다음부터였다.
계약서와 견적서에 적혀 있는 돈 외에도 매장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지출이 있기 때문이다.
매장을 열고 나서도 계속 돈이 들어간다
오픈 초기에는 아직 매출도, 매장 운영도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상태다.
어느 시간대에 손님이 몰리는지, 어느 정도의 인원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필요 이상으로 직원이나 아르바이트를 배치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적정 발주량을 몰라 재료를 많이 주문했다가 폐기가 발생할 수도 있고, 매장을 알리기 위해 광고나 홍보를 한다면 그 비용도 들어간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정확하게 맞추기는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나씩 보면 큰돈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런 지출이 계속 겹치면 생각보다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창업비용을 계산할 때는 오픈하는 날까지 필요한 돈만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양도양수도 보이지 않는 비용이 생길 수 있다
기존에 운영되던 매장을 양도양수하면 이미 시설과 장비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신규 창업보다 비용을 예상하기 쉬워 보일 수 있다.
인테리어를 처음부터 하지 않아도 되고 필요한 집기와 장비가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양도양수라고 해서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냉장고나 에어컨, 주방기기 등의 상태에 따라 생각하지 못했던 수리비나 교체비가 발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멀쩡해 보였던 장비가 얼마 지나지 않아 고장 날 수도 있다.
그래서 양도양수를 알아볼 때도 권리금이나 인수금액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설과 장비의 상태까지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인수금액이 전부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매출이 있어도 예비비는 필요했다
매장을 운영하다 보면 매출이 발생한다고 해서 항상 필요한 시점에 돈이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니다.
직원 월급이나 월세, 물류대금처럼 정해진 시점에 나가는 돈이 있는 반면, 매출대금이 실제로 입금되는 시점은 다를 수 있다.
특히 명절이나 공휴일이 연달아 있으면 입금되는 시기가 평소와 달라질 수도 있다.
매출은 발생하고 있지만 당장 사용할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럴 때 여유자금이 없다면 필요한 운영비를 카드나 추가 대출로 메우게 될 수도 있다.
한두 번은 넘어갈 수 있어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부담이 점점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창업자금을 준비할 때 매장을 여는 데 필요한 돈을 모두 사용하기보다 오픈 이후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는 예비비를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장사가 자리를 잡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처음부터 정확하게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창업비용을 알아보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금액부터 계산하게 된다.
보증금, 권리금, 인테리어, 가맹비, 집기처럼 처음부터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비용들이다.
하지만 실제로 장사를 시작해보니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지출도 생각보다 많았다.
오픈 초기의 인건비나 재료 폐기, 홍보비, 예상하지 못한 수리비처럼 장사를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되는 비용도 있고,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점이 달라 예비비가 필요한 순간도 있다.
그래서 나는 창업비용을 계산할 때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돈은 최대한 계산하고, 아직 알 수 없는 돈에는 ‘얼마나 들어갈지 모르겠다’는 물음표를 가져봤으면 한다.
그 물음표를 그냥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부분을 줄여가는 것이다.
생각보다 보이지 않는 지출이 많기 때문에 조금 더 알아보고 여유 있게 준비한다면, 시작부터 돈에 쫓기기보다 마음에도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장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여유가 결국 장사를 오래 운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