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손님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동네에서는 이렇게 해야 해요.”
“이런 것도 팔아보세요.”
“다른 가게에서는 서비스로 주던데 여기는 안 줘요?”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는 이런 이야기를 어디까지 들어야 하는지 고민될 때가 있었다.
손님이 원하는 대로 모두 바꿔야 하는지, 아니면 내가 생각한 방식대로 밀고 가야 하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
지금의 나는 사장에게 어느 정도의 주관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주관이 손님의 말을 듣지 않는 고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매출이 떨어지던 매장을 인수했을 때도 비슷했다.
기존의 방식을 무조건 유지하거나 반대로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매장을 직접 운영하며 하나씩 판단하고 바꿔나갔다.
한 사람의 말보다 반복되는 이야기를 본다
손님 한 분이 무언가를 요청했다고 바로 매장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취향도 다르고 원하는 것도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여러 사람이 반복해서 한다면 그때는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러 손님이 같은 것을 필요로 하거나 같은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바꿀 수 있는 부분이고 매장 운영에도 큰 문제가 없다면 한번 바꿔보고 반응을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손님의 말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의견을 듣고 내 경험과 매장의 상황을 조합해서 판단하는 것이다.
손님의 말을 듣고 테이블을 놓았더니 매출이 달라졌다
내가 양도양수한 매장은 코로나 시기에 배달과 테이크아웃으로 잘됐던 매장이었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이기도 했고, 이전 점주에게도 배달과 테이크아웃 중심으로 운영됐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테이블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매장 안에는 테이블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지만 그냥 비워둔 채 배달과 테이크아웃 위주로 운영했다.
과거에 그렇게 잘됐던 매장이니 나도 같은 방식으로 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매출은 점점 떨어졌다.
그러던 중 양도양수 전부터 이 매장을 이용하던 손님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여기 테이블이 있으면 참 좋을 텐데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기존에도 배달과 테이크아웃으로 잘됐던 매장이었기 때문에 굳이 운영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그 손님이 몇 번 더 같은 이야기를 했지만 처음에는 내가 생각했던 방향대로 가보자는 마음이 더 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손님들에게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한 사람의 취향이라면 하나의 의견일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면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비어 있던 공간에 테이블을 놓았다.
그리고 실제로 테이블을 놓은 뒤 매출이 올라오는 경험을 했다.
과거에 잘됐던 방법이 지금도 정답은 아니었다
이 경험을 하면서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이 하나 있었다.
과거의 데이터만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는 배달과 테이크아웃 수요가 많았고 그 방식으로 충분히 매출이 나왔던 매장이었다.
하지만 내가 인수했을 때는 상황이 달라져 있었다.
코로나가 끝나면서 손님들이 매장을 이용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었는데, 나는 과거에 잘됐던 방식과 이전 점주의 경험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정작 지금 매장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보내는 신호는 뒤늦게 보고 있었다.
이 일을 겪고 나니 과거에 잘됐던 방법이라고 해서 계속 같은 방법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이 변하면 매장도 그 상황에 맞게 변할 필요가 있다.
사장의 주관과 손님의 의견을 조합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다고 손님이 하는 이야기를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손님 한 명이 메뉴를 만들어달라고 한다고 바로 메뉴를 추가하고, 한 명이 영업시간을 바꿔달라고 한다고 영업시간을 바꿀 수는 없다.
사장에게는 자신이 생각하는 매장의 방향과 기준이 필요하다.
하지만 같은 이야기가 여러 사람에게 반복되고 실제로 불편해하는 모습까지 보인다면 그때는 내 생각과 손님의 의견을 한번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인지, 바꿨을 때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다른 손님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한번 바꿔보고 결과를 보는 것도 방법이다.
테이블을 놓았던 경험도 결국 그렇게 시작됐다.
장사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으로 할 수 없었다
장사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손님이 좋아하는 것이 항상 같지는 않다.
내가 아무리 ‘이게 내가 찾은 최고의 맛이다’라고 생각해도 정작 그 음식을 찾는 손님이 없다면 장사로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에게만 맛있는 음식이라면 결국 집에서 나만 해 먹는 요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장사는 내 취향을 보여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내고 찾아오는 손님이 있어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의 취향에 하나씩 맞춰갈 수도 없다.
결국 사장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기준을 가지면서도 여러 손님이 공통적으로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지점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비스 요구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장사를 처음 시작하면 동네 손님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기도 한다.
“이 동네에서는 이렇게 해야 해요.”
“다른 가게에서는 이것도 서비스로 주던데요?”
처음에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당황할 수도 있다.
서비스를 요구한다고 해서 무조건 들어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굳이 기분 나쁘게 대응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저희가 처음이라 이번에는 제가 서비스로 드릴게요.”
하면서 기분 좋게 하나 챙겨드릴 수도 있다.
대신 계속 당연하게 제공되는 서비스라는 인식을 주지 않도록 이번에만 드리는 것이라는 기준은 이야기해주는 편이다.
이렇게 기분 좋게 응대했던 손님이 이후에 다시 찾아오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매장을 소개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너무 경우가 없거나 선을 넘는 요구까지 받아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능한 것은 기분 좋게 해드리고, 안 되는 것은 기분 나쁘지 않게 설명하고 거절하는 것도 사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손님과 가까워져도 적당한 거리는 필요하다
동네 장사를 오래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손님들이 생긴다.
자주 오다 보면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서로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이런 관계 자체는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장사 초반에는 나를 좋게 봐주는 손님들이 주변에 가게를 소개해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너무 가까워지는 것은 조금 조심하는 편이다.
동네 장사는 서로 아는 사람이 많다 보니 가게에서 무심코 나눈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나 다른 가게에 대한 평가처럼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친절하게 대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되, 사장과 손님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보다 답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사장이라면 상황에 맞게 매장을 바꿔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사를 하다 보면 매출을 올릴 방법이나 매장을 운영할 방법을 찾기 위해 어렵게 생각하고 멀리서 답을 찾으려고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실제로 장사를 해보니 생각보다 답은 가까운 곳에 있는 경우도 있었다.
주변 상권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손님들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어떤 부분을 불편해하는지, 매장에서 어떤 이야기가 반복해서 들리는지를 조금만 자세히 살펴봐도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매일 매장에 있는 사장에게는 보이지 않던 것이 손님에게는 더 잘 보일 때도 있다.
멀리 있는 특별한 방법을 찾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내 매장과 주변을 한번 더 둘러보고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장사를 하면서 손님의 말을 얼마나 들어야 하는지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사장에게는 자신만의 기준과 주관이 필요하지만, 그게 고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의견에 매번 흔들릴 필요는 없지만 같은 이야기가 여러 사람에게 반복된다면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 역시 테이블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바꿔본 결과, 내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결국 장사는 사장의 생각만으로 만들어가는 것도, 손님이 원하는 대로만 만들어가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내 기준을 가지고 운영하되 주변의 변화와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 여러 사람이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지점을 찾아가는 것.
그 과정이 장사를 운영하는 사장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장사의 답은 멀리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가끔은 내 매장과 손님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