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나는 자영업 시작을 고민하며 장사를 시작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고 이야기했다.
음식을 좋아했고 장사에도 관심이 많았다. 요식업과 서비스업에서 직원으로 오랫동안 일하면서 언젠가는 내 가게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계속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만큼 쉽게 시작하지는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장사를 하고 싶은 마음과 더 잘해보고 싶은 욕심, 그리고 막상 내 돈을 투자해서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계속 같이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지금 자영업을 시작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 중에도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장사를 시작한 지금,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내가 장사를 하고 싶었던 이유
내가 장사를 하고 싶었던 데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나는 회사원이었던 적은 없다. 주로 요식업과 서비스업에서 직원으로 일했다.
이쪽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직원으로서 받을 수 있는 급여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경력이 쌓이고 일을 더 잘하게 되면서 급여도 올랐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 소득을 계속 높여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더 해보고 싶다면 결국 내 장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원래 장사에 관심이 있었던 데다 더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까지 생기면서 내 가게에 대한 생각은 점점 커졌다.
하지만 장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과 실제로 내 돈을 투자해 가게를 시작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돈을 많이 생각했다
직원으로 일할 때 내 장사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수입을 먼저 생각했다.
내가 열심히 하고 장사가 잘되면 직원으로 일할 때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장사를 시작하고 보니 내가 노력한 결과가 매출로 나타나는 재미도 있었고, 잘 운영했을 때 그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사의 매력이었다.
하지만 직원으로 일할 때는 잘 보이지 않았던 것들도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매출이 적게 나와도 월세와 각종 고정비는 나간다. 직원을 고용하면 매출과 관계없이 인건비도 생각해야 한다.
직원에게 갑작스러운 일이 생길 수도 있고 매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결국 마지막에는 사장이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생긴다.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얼마나 벌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했다면, 지금은 ‘내가 이 장사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까?’도 같이 생각하게 된다.
직원을 고용하면 내 시간이 생길 줄 알았다
처음에는 직원을 고용하고 일을 가르쳐 매장을 맡기면 자연스럽게 내 시간도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운영해보니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장사가 잘되지 않을 때는 직원 한 명을 고용하는 것조차 매달 나가는 고정지출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렇다고 직원을 고용했다고 해서 내 휴식시간이 무조건 보장되는 것도 아니었다.
직원도 사람이니 아플 수 있고 개인적인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갑작스럽게 사람이 빠지면 결국 내가 매장에 나가야 할 때도 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장사는 단순히 가게를 열고 사람을 고용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됐다.
물론 이 부분은 지금도 배우고 있다.
지금은 ‘시작할까’보다 ‘어떻게 시작할까’를 생각한다
내가 장사를 처음 고민하던 때와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좋은 아이템을 찾고 열심히 하면 장사가 잘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직접 장사를 해보니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나는 이제 예전보다 장사를 시작해서 많은 돈을 벌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느낀다.
그래서 지금 자영업을 시작한다면 열정이나 자신감만큼이나 준비와 전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려는 업종의 수요가 있는지, 예상보다 매출이 적게 나와도 버틸 수 있는지, 월세와 인건비, 재료비 같은 비용을 내고 실제로 얼마가 남을 수 있는지 정도는 시작하기 전에 최대한 생각해봐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장사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정말 많다.
그래서 나는 창업 준비를 ‘성공을 확신하는 과정’이라기보다 ‘망할 확률을 하나씩 낮춰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대박이 날 장사를 찾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쉽게 무너지지 않을 장사를 준비하는 것.
지금의 내가 다시 장사를 시작한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부분이다.
그렇다고 장사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장사를 시작하지 말라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반대다.
나 역시 7년을 고민한 끝에 결국 장사를 시작했고, 지금도 장사를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했던 것을 직접 매장에 적용해볼 수 있고, 그 결과가 매출이나 운영의 변화로 나타났을 때 느끼는 성취감도 있다.
무엇보다 나는 오랫동안 장사를 해보고 싶었다.
다만 7년 전의 나처럼 지금 장사를 시작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를 벌 수 있을까?’ 하나만 보고 결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왜 장사를 하고 싶은지.
내가 이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생각보다 장사가 잘되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감당해야 할 돈과 시간, 책임은 어느 정도인지.
이런 것들을 하나씩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고민했던 7년이 모두 낭비였던 것은 아니다
장사를 시작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고 하면 너무 오래 고민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나도 가끔 조금 더 일찍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매장에서 직원으로 일했고, 다양한 상황을 경험했다.
당시에는 그냥 일이라고 생각했던 경험들이 지금 장사를 하면서 도움이 될 때가 많다.
그래서 장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몇 년 동안 생각만 하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내가 왜 장사를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관심 있는 업종을 직접 경험해보고, 숫자도 계산해보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아직 장사의 정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두 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계속 배우고 있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장사를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 삶과 가족에게 쓸 수 있는 시간도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
장사노트에는 앞으로 그 과정에서 직접 겪었던 것들을 하나씩 기록해보려고 한다.
대박 나는 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통해 망할 확률을 조금이라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
장사를 시작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 기록이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